하리츠케(하야니에) 제3권 -상냥한 훈육과 악마의 복음서-

하리츠케(하야니에) 제3권 -상냥한 훈육과 악마의 복음서-

磔(はやにえ) 第3巻 -やさしい躾と悪魔の福音書-

CV. 黒井勇(=시라이 유스케)

ㄱㅐ꿀잼데스네

와 이 시리즈 진짜 대단함. 11월 신작 아직 못 들은 거 되게 많은데 다 제쳐 놓고 이거 리뷰부터 쓴다. 리뷰 뒷부분에 중요 반전 스포일러를 드래그 처리 없이 다 까고 리뷰를 쓸 거시기 때무네 스포일러 피하시는 분들은 글 마지막에 있는 별점도 못 보실 것 같아서 미리 별점을 언급하고 리뷰 시작함. 저는 이 씨디에 별 다섯개를 주었음니다...☆ 이이나리의 변호ㅅㅏ쌤 성우분 답게 씬연기가 너무 좋았고(귓가에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호흡이 진짜 완벽했음...), 씨디의 드라마성, 완결성, 시리즈 전편들과의 관계성 등 불만의 여지가 전혀 없었음. 최근 이 성우분이 출연한 모 변신남고생물 애니가 꽤 흥하는 바람에 다시는 가명쪽 일 안 하면 어쩌나 하고 조마조마했었는데.. 다행히도 또 와 주셨다 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아직 못 보내 돌아가 드씨 다섯개만 더 해(비뚤어진 팬심) ㅠㅠ 여기서 속삭이는 연기, ㅇㅔ로한 연기, 애절한 연기 셋 다 넘나 좋았던 것... ;ㅅ;

연관성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던 1,2편을 들으면서 했던 생각이, 3편을 들으면 과연 미스테리가 풀릴까였었는데 정말로 3편에서 떡밥 회수가 됐음. 그렇다고 3편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고 각 씨디로만 들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긴 하다. 외국인 입장이라서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잘은 모르겠는데 다른 분들 감상과 내 감상이 어떻게 다른지 좀 궁금하기도 해서... 내가 느낀 점을 솔직하게 써보기로 함 ㅋㅋ 3편 자체의 내용도 재밌었는데 이 시리즈 전체에 대한 해석이 궁금해서.ㅋㅋㅋㅋ

그럼 리뷰 시작~ 스토리 내용을 쓸 거라서 스포일러 만발. 웬만하면 씨디 다 듣고 읽어주세요..... ;ㅅ;

처음부터 하야니에 시리즈 답게(?) 진한 씬으로 시작되는데... 1번 트랙부터 내 아래를 면도기로 밀어...주신다...ㅋㅋ....ㅋㅋㅋ 아니 뭐 해줄 수도 있긴 한데... 너무 상냥하고 다정한 말투의 S 플레이라서 상대가 당연히 남친인 줄 알았음.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지금 귓가에 속삭이는 남자가 남친이 아니란다. 동거하는 남친은 따로 있단다. 그니까... 바람인거졍...? ;ㅇ; 이렇게 해 놔도 남친이 눈치도 못 챌 거라는 거 보니까 섹스ㄹㅣ스 커플인가 했더니 아예 남친이 동정이라고 함. 연인 사이인데, 동거하면서, 남친이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남친이랑 동거하는 집에 밤마다 이 남자를 몰래 불러서 즐기고 있던 것.

아니 이렇게 대놓고 즐기는데 어떻게 안 들키지... ㅋㅋ 두번째 씬은 컴퓨터로 경ㅁㅏ ㅁㅏ권을 사는 나를 괴롭히면서 하는 씬이었음.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 나면서 하는 거 완전 신박하고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과음이 열일했다 ㅋㅋ 근데 이게 완전 중요 떡밥이더라. 네 남친은 이런 도박 같은 거 절대 안하는 놈이지~ 하고 남친을 비웃으면서 확률 낮은 고배당에 걸어 버림. 그리고 이게 당첨이 돼버립니다...★ ㅇㅓ예 인생 한방!

그리고 큰 돈을 벌었다고 하니 밝혀지는 진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남친이기도 하면서 남친이 아니기도 했음. ㅎㅐ리성 인격장ㅇㅐ를 겪고 있는 남친의 또 다른 인격이 밤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독실한 종교인이라서 성적인 욕망을 금기시하는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결혼하기 전에 여자친구에게는 손을 대지 않는 성실한 낮의 남자친구 코이치, 그리고 코이치랑 정반대로 육체적인 관ㄱㅖ에 아주 적극적인 또 다른 밤의 남자친구. 마지막에 내 이름은 "K" 라고 알려준다. 첫번째 씬에서부터 세번째 씬까지 씬이 계속되면서, 어디까지나 두번째 인격인 K가 주 인격인 코이치를 비난하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는데 연기가 쩔어서 그런지 비련의 스멜이... 또 다른 나에게 여주인공을 공유하기 싫어하는 독점욕을 점점 노골적으로 드러내는데, 이게 완전 절절하게 느껴지더라. 인상 깊었던 게 관계하는 도중에 K의 대사 중에 이런 뉘앙스의 대사가 있다. "코이치 녀석은 우리가 악마같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이런 게 나쁜 짓일 리가 없잖아... 사랑하는 여자를 외롭게 만드는 게 더 나쁜 짓이잖아" 라면서 여자친구를 외롭게 만든 코이치를 비난한다. 이 부분이 애절해서 좋기도 했지만 로맨스적인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인상깊었는데, 호리카와가 K의 입을 빌려서 닫혀있는 성관념을 지닌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것 같다고 느꼈기 떄문이다.

호리카와는 하야니에 2편에서도 2편 주인공의 입을 빌어서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계몽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큰 무리수가 있는 감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바로 내가 코이치랑 비슷한 입장이었기 때문임...ㅋㅋ 종교를 믿은 적은 없지만 엄청나게 보수적이고 어찌 보면 일반적인 한국의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렸을 때 악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성관ㄱㅖ는 무조건 나쁜 거다" 라는 인식이 있었음. 아마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럴 것 같긴 하지만.... 여튼 20대 초반의 내가 들었으면 엄청 제발 저렸을 거라는 이야기.

너도 이제는 코이치가 아니라 날 사랑하지? 라는 K의 애절한 고백 이후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지고... 다음 날 저녁에 나타난 건 K가 아니라 코이치. 같은 성우이지만 말투랑 목소리 톤부터 전혀 달라서 듣자마자 코이치인 걸 알 수 있다 ㅠㅠ 이제 학ㅈㅏ금을 다 갚아서 결혼할 수 있다고 프로포즈를 하는데, 아마 프로포즈를 결심한 순간 혼전성관ㄱㅖ에 대한 죄의식이 사라져서 K가 존재할 필요가 없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함. 여주인공은 어떤 이유인지 모를 눈물을 흘리고 "울지마, 내가 항상 곁에 있으니까" 라는 대사가 양 쪽에서 들리며 엔딩.

여기까지가 3편 단독의 이야기. 여주인공이 진짜로 사랑한 게 K인지 코이치인지는 3편 단독으로 들으면 어느 쪽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시리즈 전체의 떡밥을 이야기하자면...

S씨 시리즈처럼 하야니에 시리즈의 여주인공도 모두 동일인인 듯 하다. 3편 도중에 여주인공은 "경마에서 큰 돈을 땄다" "정신으ㅣ학 관련 전공서를 공부하고, 설명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묘사가 나옴. 후자는 아마 K를 위해서 배웠을 것이다. 이 설정은 1편에서 큰 저택에 혼자 살고 있을 정도로 돈이 많다고 했던 것과, 2편에서 듣고 있던 강의 내용과 일치함.

시리즈 전체의 시간대는 3-2-1의 역순. 2편까지만 들었을 때 2의 주인공한테 배운 최면술을 1에 썼던 게 아닐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맞긴 한 듯. 하지만 그 강의를 들으러 갔던 원래 이유는 1의 목적이 아니라 3이 주 이유였던 것. 그렇다면 1편 주인공을 가둔 동기는 무엇일까... 3편의 코이치는 어떻게 된 걸까 라는 의문이 남는데, 내 상상이지만 프로포즈를 받은 이후 여주인공은 코이치를 죽였을 거라고 생각함. 하야니에 3편의 공식 페이지에 보면 "태양이 눈부셨으니까." 라는 글귀가 있는데 이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유명한 살해동기임. 실제로 죽였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K가 소멸됐다 = 죽었다는 것을 뜻하는 걸 수도 있지만.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ㅋㅋ 나는 연인이었던 코이치의 존재가 1편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았을 뿐더러 1편 마지막에 사이렌 소리가 들렸던 걸로 미루어 볼 때 코이치를 살해하고 새로운 연인으로 1편의 남자주인공을 택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함.

즉 하야니에 1편의 상세 페이지에 써있는 "안주의 땅이 필요했다" "그 사람을 만났을 때 기뻤다"는 건 1편의 남자주인공 시점의 서술이 아니었음. 난 당연히 남자주인공이 날 보고 쓴 일기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인칭이 "그녀" "그" 같이 성을 특정지은 게 아니었다. "그 사람" 이라고 써 있음. 일부러 1편만 들었을 당시에 헷갈리게 써 놓은 듯....ㅋㅋㅋ 코이치와 K를 잃은 후 안주의 땅이 필요했던 여주인공의 시점에서 서술된 이야기인 것 같다.

공식 페이지에 있는 수기까지 읽고 타로카드의 의미까지 찾아보면 더 완벽하게 이해가 될 것 같긴 한데.. ㅋㅋ 아무튼 3편을 다 듣고 나서 이거 설마... 하면서 홈페이지 찾아보고 떡밥 주워담으면서 엄청 재밌었다. 내가 맞게 해석한 걸지는 아직도 확신이 없긴 하지만 씹뜯맛즐하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인 건 분명함. 호리카와 고보코씨 건필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시라이 유스케 더 많이 불러주세요(?)

등급 #r18 시나리오 #堀川ごぼこ